제17회 헝가리 한국영화제, 성황리에 마무리
제17회 헝가리 한국영화제가 약 40%의 매진율을 기록하며 4,500여 명의 관객을 동원, 10월 18일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2007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는 해당 영화제는 올해로 17회를 맞이하며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국영화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올해 영화제는 부다페스트 시내 중심에 위치한 코르빈 극장에서 10월 11일 개막작 <파묘>를 시작으로 10월 18일 폐막작 <하이재킹>까지 총 23편의 한국 영화를 상영하며 헝가리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 제17회 헝가리 한국영화제가 상영된 부다페스트 코르빈 극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개막작으로 선정된 <파묘>는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고 <3일의 휴가>, <싱글 인 서울>, <남산의 부장들>을 포함해 총 9편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영화제의 흥행을 견인했다. 이번 영화제는 프리스(Friss, 최신 개봉작), 아르촉(Arcok, 영화인 특별전), 포커스(Fókusz, 집중 조명), 엑스트라(Extra, 특별전)의 4개 섹션으로 구성돼 다양한 한국 영화를 소개했다. 특히 프리스 섹션에서는 개막작 <파묘>를 비롯해 <3일의 휴가>, <범죄도시4>, <그녀가 죽었다>, <싱글 인 서울>, <당신이 잠든 사이>, <거미집>, <서울의 봄>, <댓글부대>가 헝가리 최초로 상영되며 현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또한 포커스 섹션에서는 환경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들을 상영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환경 문제에 대한 헝가리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한국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는 동시에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객의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며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큰 의미를 더했다.
< 제17회 헝가리 한국영화제에 참석한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헝가리 현지 언론도 제17회 한국영화제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현지 매체 《24.hu》는 "한국영화제가 한국 영화의 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매력을 헝가리 관객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한국의 공포, 범죄, 액션, 드라마를 선보여 관객들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한국 영화의 매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We Love Budapest(위 러브 부다페스트)》 역시 개막작 <파묘>에 대해 "한국 특유의 공포 영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면서 헝가리 대중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로서의 가치를 언급했다.
특히 헝가리 관객들은 액션, 범죄, 공포 장르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범죄도시4>가 평점 9.3점을 기록하며 올해 관객 인기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부다페스트에서 영화 제작을 공부 중인 헝가리인 마크 너지(Mark Nagy)는 "한국영화제는 매년 기다려지는 행사로 이번에도 놓치지 않고 참석했다."라며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남산의 부장들>의 조화성 미술감독과의 특별 행사에 대해 "영화 세트 구성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헝가리 한국영화제는 영어와 헝가리어 자막을 동시에 제공해 헝가리인뿐만 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다페스트에 거주 중인 베트남 출신 관객 프엉 응웬 콩(Phương Nguyên Cong)은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한국 영화를 좋아했다. 헝가리 한국영화제를 통해 부다페스트에서 최신 한국 영화를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영어 자막 덕분에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특별히 독립 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영화는 가족의 방치와 사회적 기준의 압박으로 거식증과 폭식증을 겪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며,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 관계와 사회 문제를 조명한다. 프엉은 "음식과 가족을 통해 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것은 한국, 베트남, 헝가리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헝가리 한국영화제를 통해 더욱 다양한 한국 독립 영화를 보고 싶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헝가리 한국영화제는 헝가리 관객과 현지 외국인에게 한국 영화의 매력을 선보이며 약 4,5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다양한 장르의 최신작부터 환경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상영해 관객층의 폭을 넓히고 한국 영화의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헝가리 한국영화제가 헝가리와 중동부 유럽 전역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며 지속적인 문화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24.hu》 (2024. 9. 29). Kihantolt sírral nyit a 17. Koreai Filmfesztivál, https://24.hu/kultura/2024/09/29/koreai-filmfesztival-2024-corvin-mozi-kihantolt-sir-ajanlo-berlinale-horror-komedia-vigjatek-drama/
- 《We Love Budapest》 17. Koreai Filmfesztivál, https://welovebudapest.com/program/koreai-filmfesztival-corvin-mozi/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문화 예술이론학(박물관학 전공) 박사과정 저서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