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한 한국에 ‘르피가로’지 주목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2.22

지난해 조성진의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은 한국 음악인들의 위력을 전 세계에 뽐내는 계기가 되었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Conservatoire National Supérieur de Musique et de Danse de Paris)에서 수학한 조성진의 우승은 프랑스에서도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수준인 한국 음악가들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세계적인 명문 음악원으로 잘 알려진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은 1795년 8월 3일 설립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학교로 조성진을 비롯하여 다수의 한국인 영재들이 다니고 있다.

<《르피가로》에 소개된 한국 피아니스트 기사 – 출처 : 르피가로>

 

<《르피가로》에 소개된 한국 피아니스트 기사 – 출처 : 르피가로>


지난 2월 9일 《르피가로(Le Figaro)》지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본 기사가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작년 9월 30일 개최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는 전 세계 20 개국에서 온 전체 참가들 중 10%가 넘는 8명이 바로 한국인이었다. 그리고 결선에 진출한 20명의 참가자 중 3명이 한국인이었고 최종 우승자도 바로 한국인 조성진이었다.


기사는 이미 2014년 텔아비브의 <루빈스타인 콩쿠르>와 2011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2008년 <쇼팽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조성진이 유난히 콩쿠르를 좋아하는지에 의문을 가지며 조성진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경연대회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쇼팽 콩쿠르> 같은 대회에서 입상하면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실제로 콩쿠르 우승 후 그의 연주 스케줄은 15회에서 60회로 4배나 증가하였으며 일본에서는 100여 명의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기자회견을 했다. 그리고 유명한 독일 음반제작사 Grammophon과 계약을 맺고 이례적으로 2주일 만에 출시한 그의 앨범은 열흘 만에 한국에서만 7만 장이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조성진의 2015년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 – 출처 : Grammophon 음반사>

 

<조성진의 2015년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 – 출처 : Grammophon 음반사>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국에는 조성진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Long-Thibaud Concours)>에서는 한국인 박주현이 4위로 입상하였으며, 2012년 8명의 입상자 중 5명이 한국인이었다. 그리고 2014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도 한국인 문지영이었다.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자주 참석하는 워너 클래식(Warner Classics)의 알랭 랑스롱(Alain Lanceron) 회장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한국인들이 주요 상을 휩쓸고 있으며 한국 음악가들은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며 한국 음악가들의 실력을 인정하였다. 


본 기사는 세계무대를 휩쓸고 있는 한국 음악인들의 탄생을 한국 교육시스템과 한불 협업의 결과로 보았다. 우선, 한국의 야간학습과 학원 등 방과 후 수업은 더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그들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성전이 되어버렸고 이러한 영재 공장들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2014년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이자 세계음악콩쿠르연합회장인 디디에 슈노르크(Didier Schnorhk)는 “한국 교육시스템에는 경쟁도 포함되어 있다”며 유럽의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면 2년간의 병역이 면제되는 시스템을 언급하였다.


한편, 본 기사는 “한국 음악인들의 승리는 프랑스의 승리이기도 하다”라고 보도하였다. 그 대표적으로 조성진의 성공에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의 미쉘 베로프 교수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조성진은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끝난 후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입학하였다. 이번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들은 조성진의 연주에 관해 ‘기술적인 면뿐 만 아니라 그의 내면과 상상력을 볼 수 있었다’는 평을 하였는데, 이에 조성진은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을 인정하였다고 전했다.


<임현정의 자서전 “침묵의 소리” 프랑스 출간 – 출처 : Albin Michel 출판사>


<임현정의 자서전 “침묵의 소리” 프랑스 출간 – 출처 : Albin Michel 출판사>


조성진뿐만이 아니다. 2월 18일 출판된 <침묵의 소리(Le Son du silence)>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쓴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자신의 자서전에 한국과 파리 삶에서부터 얻은 자신의 음악적 영감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파리의 한 차고 안에서 녹음한 연주들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면서 명성을 얻었고 그 결과 워너 클래식 사에서 베토벤 소나타 연주앨범을 낼 수 있었다.


본 기사는 가수 싸이가 SNS를 통해서 전 세계에 자신을 알렸던 것처럼, 한국에서 SNS는 전 세계 클래식 음악 동향에 관한 정보를 얻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덕분에 임현정이나 조성진처럼 유럽에 유학 온 음악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만 음악을 한 100% 한국 토종 음악가들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기회가 생긴다고 분석하였다. 지난 2월 10일 파리 필하모니와 협연을 한 김선욱이 대표적인 예이다. 2006년 18세 나이로 <리즈 콩쿠르> 4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된 김선욱은 유학파가 아닌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다.


이처럼 이제는 대중문화를 넘어서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의 위상이 프랑스에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한 순간의 관심과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영호 프라스/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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