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할랄’ 재료로 만든 한국 음식 레스토랑 오픈 소식에 현지 무슬림 대환영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2.22

한류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중 무슬림의 방한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K-POP과 K-DRAMA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크게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무슬림인 말레이계가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을뿐더러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한 해 30만 명에 가까운 말레이시아 인구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 말레이시아는 한국에 대한 호감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들이 한국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그 이유로는 한국에 위치한 할랄(halal) 레스토랑이 말레이시아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할랄’은 이슬람교 율법에 정해져 있는 ‘허용된 것’을 의미한다. 돼지고기나 알코올 성분은 ‘금지된 것’으로 음식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소나 닭 등의 육류를 취급할 때도 정해진 율법에 따라야 할 정도로 엄격한 규율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음식점이 돼지고기와 주류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무슬림들이 실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제품을 고르는 현지 무슬림 여성 및 ‘할랄’이 표시된 신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 제품을 고르는 현지 무슬림 여성 및 ‘할랄’이 표시된 신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한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할랄 레스토랑은 전국적으로 140여 곳이라고 한다. 이중에서도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공식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은 겨우 5곳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중 하나인 이태원에 위치한 ‘이드’라는 이름의 한식당은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과 예배를 위한 매트, 뿐만 아니라 게스트하우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방한을 생각하는 무슬림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한국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할랄’ 재료를 취급하는 한식당이 없는 말레이시아에 ‘이드’ 레스토랑이 오픈 소식을 전해 현지인들 사이에 화제다.


<이드의 말레이시아 입점을 준비 중인 유현우 대표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EID - 이드 Halal Korean Food’>


<이드의 말레이시아 입점을 준비 중인 유현우 대표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EID - 이드 Halal Korean Food’>


‘이드’란 라마단 기간이 끝난 직후 갖는 축제라는 뜻의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에서 따온 줄임말이다. 참고로, ‘이드 알피트르’는 한 달가량 진행되는 금식 끝의 축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금식 기간 동안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는 축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르게 금식에 참여했던 무슬림교도들이 정성을 다해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신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가족에게 대한 사랑을 나누는 자리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제약이 다소 있는 무슬림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역할을 한 이드 할랄 레스토랑은 무슬림들을 위한 여행 사이트(http://www.havehalalwilltravel.com )를 통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한국의 할랄 음식들’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만약 당신이 이드 레스토랑에 방문한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가요?” 라는 투표에 찜닭, 갈비탕, 불고기, 해물덮밥, 자장밥, 삼계탕, 비빔밥 순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게시 글을 본 현지 무슬림들은 “한국에 갔을 때 이드 레스토랑에서 먹은 음식들이 여태 먹었던 한국 음식 중에 최고였다”, “아직도 이드의 불고기를 잊을 수 없다”라며 다른 무슬림에게 추천해주기도 하였다.


<이드의 메뉴 소개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EID - 이드 Halal Korean Food’>

<이드의 메뉴 소개 –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EID - 이드 Halal Korean Food’>


이렇듯 현지 무슬림에게 할랄 걱정 없이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이드에 대한 게시글이 그동안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올 때 마다 말레이시아에도 입점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많았다. 이에 유현우 대표가 말레이시아 입점을 준비 중이라는 게시 글이 올라왔을 때, 많은 현지인들은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 올 3월 경 이드가 말레이시아 방이 센트럴(Bangi Sentral)에 입점한다는 소식이 공지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현지인들은 “정말 이드가 말레이시아에도 입점하나요?”, “평소에 할랄 문제 때문에 한국 음식을 많이 접하지 못했는데 다행이에요.”, “빨리 불고기를 먹어보고 싶어요.” 등의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드의 입점 소식 – 출처: 인스타그램 eidboutiquecafe 페이지>

 

<이드의 입점 소식 – 출처: 인스타그램 eidboutiquecafe 페이지>


말레이시아 거주 현지인들의 바람처럼 이드의 입점으로 인해서 현지 무슬림들이 마음 편히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어도 까다로운 할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음식에 대해서는 먹을 수가 없었기에 무슬림에게 이 같은 한국 할랄 레스토랑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며, 이슬람권 한식 바람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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