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새 학기의 시작은 한글? 아니 한식!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9.21

우즈베키스탄의 새 학기는 치열한 여름의 열기를 뒤로하고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초에 시작된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모습 속에는 반드시 의미 있는 학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굳은 의지가 빛나는 이들은 열에 아홉은 족히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 번쯤 외국 유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해보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자연스레 외국어 공부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곳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외국어 중 하나인 한국어는 배우려는 학습자들의 절대적인 관심으로 타슈켄트 한국 교육원 초급 반 신청 경쟁률은 매번 100:1이 넘고 있다. 또 하나의 대표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로 학당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률은 매년 최고치를 넘고 있다.


세종학당의 높은 입학 경쟁률과 인기의 요인을 분석해 보자면 수준 높은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한식 요리교실은 학당의 한국어 공부를 위한 경쟁률을 올리는데 당당히 한몫을 하고 있다. 세종학당 재학생들의 자랑거리이자 학당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인 ‘한식 요리교실’은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한국 문화 중 하나인 한식을 맛보고,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문화 수업으로 오래전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  

<‘한식 요리교실’에 참가한 수강생들>

          

<‘한식 요리교실’에 참가한 수강생들>


9월 5일부터 시작된 신학기에 맞추어 9일부터 시작된 ‘한식 요리교실’은 예상한바 대로 수강생들의 뜨거운 호응과 열기 속에서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한식 중에서 무난하게 접근하기 쉬운 소고기 미역국과 가지나물 무침을 주제로 진행된 신학기 첫 ‘한식 요리교실’에서는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강사로 수고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한식 홍보대사 ‘가르쿠샤 안나’가 함께했다. ‘안나’ 강사는 첫 수업답게 한식에서 주로 사용되는 고추장, 된장, 간장에 대한 설명과 무침 과 볶음, 국과 탕의 차이점을 비롯해 한국식 밥상 차리는 방법을 시연하고 장맛을 맛보게 해 참가 수강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조리 순서에서는 미역 불리기, 볶기, 가지나물 찌기 등을 선보였으며 수강생들은 진 강장과 국 간장의 맛의 차이를 비롯해 볶는 불의 정도, 가지나물이 무르는 시간 등을 물어와 그 어느 때보다 쏟아지는 많은 질문들로 인해 가장 열띤 수업 광경이 펼쳐졌다. 이어 밥 짓기 실습 순서에서는 물량 조절과 밥통에 대한 질문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웃음꽃이 피어났다.


조리가 끝나고 완성된 음식을 맛보기 위해 한식 상차림을 재현해보며 강사는 밥을 담아내는 모양과 보기 좋게 국 담기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다시 한번 그의 해박한 한식 지식과 사랑이 빛을 발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고기 미역국과 밥, 가지 반찬을 맛본 수강생들은 한국의 바다 맛과 야채 맛은 이런 맛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며 생각보다 담백하고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어보다 한식을 배우고 싶은 욕심이 더 커 세종학당에 입학했다는 올해 19살의 카밀라는 ‘대장금’을 20번은 족히 보며 한식을 먹어보고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말하고 한국어와 한식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이곳은 정말로 나에게 안성맞춤이라며 미소 지어 보였다. 


올해 45세로 최고령 수강생인 최마리아는 동급생들이 자식, 조카뻘이라 쉽게 친해지기가 어려웠는데 이렇듯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밥도 먹고 담소도 나누다 보니 교실에서보다 훨씬 더 가까워진 것 같아 한국어 공부를 계속할 용기가 생긴다고 말해 모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식에 대해 별도로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대부분의 ‘한식 요리교실’ 참가 수강생들은 참기름이 향과 냄새가 특이하기는 했지만 다른 한식도 계속 만드는 법을 배우고 맛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며 다음 수업이 무척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첫 ‘한식 요리교실’을 마치며 강사 ‘가르쿠샤 안나’는 한식은 제대로 된 맛을 알려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하고 곧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김치 담그기와 잡채, 김밥 만들기 등도 준비되어 있다면 모두가 꾸준히 마지막까지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바램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식을 배우며 맛보고 느낄 수 있는 ‘한식 요리교실’은 때로는 한국을 갈망하는 마음을 채워주고 궁금증을 풀어주며 한국을 향한 이들의 마음에 두 걸음은 더 가까지 다가갈 수 있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 사진 제공 : 통신원 촬영

이명숙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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