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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한국인이 만든 뮤지컬 (그린 카드) 대 인기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9.27

뉴욕의 브로드웨이 무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및 세계 전역에서 단 한번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이는 관객들로 매일 북적거린다. 뿐만 아니라 영화 감독, 뮤지컬 작가, 연출가, 무대 의상 디자이너와 같은 수 억 만명의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극찬하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는 것은 관련 업계인이라면 누구나 꿈꿀 수 있는 '대단한' 무대이다. 이러한 무대에 한국인의 젊은 청년이자 떠오르는 연출가로 주목받는 김현준과 국내 유명 영화 배우 김수로가 프로듀서로 뉴욕 오프 더 브로드웨이에 <그린 카드(Green Card)> 무대를 세웠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배우 김수로 및 관련 스탭


<프로듀서로 참여한 배우 김수로 및 관련 스탭>


뉴욕 오프 더 브로드웨이(Off the Broadway)는 따로 오프 더 브로드웨이 주간(Off the Broadway Week)이 존재 할 만큼, 브로드웨이 외곽 지역에서 시작하는 신작들이 데뷔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오프 더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얻어 브로드웨이에 진입한 작품들도 무수한 만큼 새로운 뮤지컬이 뉴요커들의 입소문을 타게 하는 홍보효과는 물론, 브로드웨이 무대에 대뷔 하기 전 솔직한 관객 평가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오프 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그린 카드(Green Card)>는 지난달 개막일 8월 12일 전석 매진의 쾌거를 이룩할 정도로 뉴요커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을 가득 메운 관객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


<그린 카드>는 미국 영주권을 뜻하는 속칭으로, 미국 영주권 카드가 초록색으로 인쇄되어 배달되는 만큼 이민자들에게 있어선 첫 미국 시민으로서의 한 발걸음을 떼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주권은 특히 투자 이민, 취업 이민, 결혼 이민 처럼 수 백장의 문서와 변호사를 통한 씨름을 통해 얻는 자격이며 처음으로 미국 시민과 동등한 법적 혜택을 보장 받는 만큼 이민자들에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 <그린 카드> 공연에서는 이처럼 꿈을 가지고 뉴욕에 날아왔지만, 영주권이라는 거대한 신분의 벽 앞에서 오디션은 커녕 문전 박대를 당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현준 연출가의 전 룸메이트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김현준 연출가는 밝혔다. 나아가, 수 백년 이민자들의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 정작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민자들의 애환을 대중적인 무대에 올림으로서 미국인은 물론 소외 계층이었던 이민자들을 이해 할 수 있는 장은 물론 지금도 수 십 만명의 한국인 유학생들과 한류를 널리 알리는 재능있는 한국인들의 고충을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 <그린 카드>는 한국인 아티스트인 '한'과 미국인 '미아'가 위장 결혼으로 시민권을 따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려넣으며, 현 미국 대선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결혼 이민에 대한 솔직한 시각과 이민자들의 절실함이 재미있게 드러났다. 공연장은 관객들로 가득 메워 져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린 카드>는 진솔한 이민자의 삶을 나타 낸 것 뿐만 아니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아시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아시아 인의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은연 중에 배역을 얻지 못했던 재능있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미아(Mia) 역을 맡은 칠레 출신 여배우 다니엘라 베니테즈는 OPT 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분 문제로 몇 백 번의 오디션을 보았지만 캐스팅 된 적 없는 서러움을 반추하며 이번 <그린 카드>를 통해 자신이 직접 겪고 느낀 서러움을 작품 속에서 적극 보여주었다. 오프 더 브로드웨이의 작은 극장을 가득 메우는 배우들의 실력은 뮤지컬의 내용 처럼 신분을 떠나 꿈을 가진 재능있는 사람들이 브로드웨이 스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을 반증했다. 탄탄한 내용과 현 미국 사회 문제의 인간적인 모습을 코믹하게 풀어 낸 작품 <그린 카드>는 미 현지 매체들의 주목도 받고 있다.


열정적으로 공연을 보여준 다양한 출신의 배우들

<열정적으로 공연을 보여준 다양한 출신의 배우들>

열정적으로 공연을 보여준 다양한 출신의 배우들


브로드웨이 소식을 어느 매체보다 발 빠르며 정확하게 전하는 <<Play Bill>>에서는 '이번 작품이 처음으로 오프 더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인들이 중심이 되고, 아시아 배우가 주체가 되어, 이민자들의 애환을 풀어낸 작품이다.'라고 호평했다. 기존에도 다양성을 논할 때 화두가 되었던 브로드웨이 업계의 백인 중심 주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한류가 가능함은 물론, 소수 계층인 이민자들이 힘을 뭉쳐 더 많은 기회를 뉴욕에서 얻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국내의 재능있는 뮤지컬 배우들이 가까운 시일내에 세계적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뮤지컬 한류'가 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강기향 미국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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