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베를린 최초의 한국 다큐 영화제 DOKOREA 개최
구분
문화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6.09.27

독일 문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뽑자면 '다양성'을 들 수 있다. 독일은 문화 정책을 정부가 일괄적으로 관장하는 문화부가 없다. 문화 정책에 있어서는 독일 연방의 각 주정부가 결정권을 갖는다. 이러한 독일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가치는 영화 산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체 영화관의 15% 이상, 780여곳이 소규모의 독립 영화관이나 예술 영화관이다. 50여개에 불과한 한국 다양성 영화관과 비교하면 독일 내에서의 다큐 및 예술 영화의 영역과 그 소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 하다.


한국 영화는 이제 세계 어디를 가도 특정 감독의 이름이 나오고 영화 제목이 나오는 씬이 되었다. 반면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는 국제적으로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최근 한국 다큐 영화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으면서 이제 막 주목을 끌고 있지만 현지 일반 관객들이 한국 다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베를린 첫 한국 다큐 영화제 DOKOREA 상영관 바빌론.   왼쪽 끝부터 진모영 감독, 김혜경 타라필름 대표, 이경수 주독일 한국대사, 권세훈 주독 한국문화원장


<베를린 첫 한국 다큐 영화제 DOKOREA 상영관 바빌론.


왼쪽 끝부터 진모영 감독, 김혜경 타라필름 대표, 이경수 주독일 한국대사, 권세훈 주독 한국문화원장>


베를린 첫 한국 다큐 영화제 DOKOREA 상영관 바빌론

<베를린 첫 한국 다큐 영화제 DOKOREA 상영관 바빌론>


지난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제 'DOKOREA의' 의미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와 달리 이번 DOKOREA는 다큐멘터리 영화만을 그 대상으로 한다. 화려한 레드카펫에 카메라 플래시를 받는 배우들도 없지만, 한국 사회의 면면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한국 다큐는 그 어떤 매체보다 솔직하게 한국이란 나라를 보여준다.


16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베를린 영화관 바빌론(Babylon)에서 열린 DOKOREA는 한국 다큐의 새 역사를 쓴 진모영 감독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개막작으로 총 8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했다.


박찬경 감독의 <만신>, 박혁지 감독의 <춘희막이>, 최우영 감독의 <공부의 나라>, 장희선 감독의 <마이페어웨딩>, 이창재 감독의 <길 위에서>, 사만다 푸터먼,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의 <트윈스터즈>, 임태형 감독의 <안녕, 하세요> 가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이번 상영작 중 5편이 지난해 라이프치히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한국 특별전에 상영된 작품이다. 영화제를 기획한 주독 한국문화원 측은 '국제 다큐 영화제에서 선정되어 이미 한 번 검증이 된 작품인데, 라이프치히에서만 상영된 것이 아쉬워서 이번에 또 한 번 선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이 영화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개막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이 영화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개막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이 영화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첫날 개막식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초청되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인간의 아주 보편적인 주제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노부부의 이야기는 인종과 언어, 장소를 불문하고 많은 관객들에게 울림을 준다. 한 관객은 '이 작품을 이제 두 번째 봤는데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좋은 작품을 보게 해 주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영화의 제작과정이나 한국 다큐멘터리의 제작 환경 등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진모영 감독은 '일단 예산이 모여져야 시작하는 상업 영화와는 달리 다큐멘터리는 예산이 다 안 되어도 일단 용감하게 시작하는 감독들이 많다'며 '사회 정치적,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는 한국 다큐는 최근 유럽 영화제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다큐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고, 내년, 그 후년에도 영화제에 와서 한국 다큐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는 진모영 감독 방문 이외에도 영화 <만신> 주인공인 김금화 만신의 신딸로 독일에서 무속 활동을 하고 있는 안드레아 칼프 코데로 선생도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독일 다양성 영화관인 바빌론에서 열린 첫 한국 다큐 영화제는 첫 발걸음을 뗀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크다. 하지만 초청된 감독이 한 명 뿐이라 아쉬움이 컸다. 영화제의 묘미는 영화 상영 이후 이어지는 감독과의 대화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제가 한국문화원과 영화진흥위원회 등 한국 측 기관의 주도로만 이루어 졌다는 점도 아쉽다. 독일 내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 영역이 다양한 만큼 독일 영화 기관 등과의 협업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다양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 다큐 영화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한국 영화제 DOKOREA가 2회, 3회를 거쳐 독일 베를린의 주목 받는 영화제로 커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이유진 독일 라이프치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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